요즘 나는 왜 이렇게 바쁜 걸까?
집에서도 해야 할 일이 계속 생긴다.
글도 써야 하고,
책도 읽어야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필요한 정보도 찾아봐야 하고,
살림을 하면서도 조금 더 잘해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공부해야 할 것도 계속 늘어난다.
하나를 알면 또 알아야 할 게 생기고,
그걸 끝내면 또 다른 게 궁금해진다.
요즘 내가 딱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사피엔스』를 읽다가 수렵채집인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됐다.
수렵채집인들은 하루에 식량을 구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고 한다.
책에서 평균 3~6시간 정도라는 내용을 읽었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 정말 깜짝 놀랐다.
‘하루에 3~6시간?’
상상이 잘 안 된다.
물론 그 시대 사람들의 ‘일’과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일이 같지는 않다.
사냥을 해야 했고,
채집도 해야 했고,
먹을 것을 구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었고,
야생동물이나 자연환경 때문에 위험한 일을 겪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단순히
‘옛날 사람들이 훨씬 편하게 살았다’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게 있었다.
수렵채집인들은 후대의 농부들보다 오히려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반대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몇 가지 작물에 의존하게 되면서 식단이 제한되고 영양이 불균형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농업이 시작되면 당연히 사람들이 더 잘 먹고 더 편하게 살게 됐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평균 기대수명이 30~40년 정도였다는 이야기도 처음에는 굉장히 놀라웠다.
그런데 이 숫자도 자세히 보면 조금 다르게 이해해야 했다.
당시에는 출생 1년 이내의 영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평균 기대수명이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모두 30~40살쯤 되면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여러 전염병 가운데에는 가축화된 동물에서 비롯된 것들도 많다고 한다.
농업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면서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크게 달라졌던 것이다.
이런 내용을 읽다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우리는 다시 수렵채집인처럼 살아야 하는 걸까?’
물론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나도 지금의 생활이 편리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냉장고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필요한 정보는 바로 찾아볼 수 있고,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만큼 많은 것을 쉽게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편리해질수록 해야 할 일은 더 많아진 것 같다.
정보가 많으니까 더 찾아보게 되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으니까 계속 공부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또 찾아보게 된다.
나만 그런가? ㅎㅎ
나는 요즘 블로그를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글 하나 쓰려고 하면
글만 쓰면 되는 게 아니다.
책도 읽어야하고, 중국어도 공부해야하고...
궁금한건 또 찾아보고,또 공부해야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필요한 게 뭔지 찾아보고,
잘 먹이려면 뭘 해줘야 하는지 알아보고,
또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찾아본다.
살림도 그냥 살림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조금 더 잘해보려고 하면 또 공부할 게 생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충분히 살고 있는 걸까?’
수렵채집인들의 삶에도 분명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난..
위험한 동물을 만날 수도 있고,
아이를 잃는 일도 있었을 것이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불편함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그 사람들은 일을 많이 안해서, 행복했을까?
요즘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참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벌어야 하고,
건강도 챙겨야 하고,
아이도 잘 키워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나 자신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건
그렇게 계속 무언가를 더해서 만들어지는 걸까?
아직 『사피엔스』를 다 읽은 것도 아니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릴 수는 없다.
그냥 책을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의 삶을
한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
그 사람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
무엇을 먹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과 어떻게 지냈을까?
그리고 정말 행복했을까?
요즘 내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꼭 필요한 것까지 공부라는 이름으로 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지금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아직 책을 읽는 중이니까
조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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